지난 2025년 초, GitHub에서 작은 소동이 있었습니다. Paperclip이라는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출시된 지 3주도 안 돼 GitHub 스타 3만 개를 돌파한 거예요. (지금은 38,000개를 넘었습니다.) 개발자 커뮤니티가 그렇게 빠르게 반응한다는 건, 그냥 "좋은 도구"가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건드린 무언가가 있다는 뜻이죠.
Paperclip은 무엇을 하는 툴일까요? 한 마디로 말하면 "AI 에이전트로 회사를 돌리는 플랫폼"입니다. CEO 에이전트, 마케터 에이전트, 개발자 에이전트... 사람을 고용하듯 AI 에이전트를 채용하고 역할을 부여하면, 이 에이전트들이 서로 협력해서 비즈니스를 운영합니다.
이 프로젝트를 세상에 소개한 사람이 바로 Greg Isenberg입니다. Reddit과 TikTok의 초기 어드바이저이자, Late Checkout이라는 스타트업 스튜디오의 CEO. 그는 최근 영상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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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코드를 짤 줄 모릅니다. 그런데 지금 AI 에이전트 팀을 운영하고 있어요. 이게 바로 지금 창업이 달라진 이유입니다."
🤖 AI 에이전트가 왜 지금 창업의 기회인가
솔직히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어요. "AI로 창업"이라는 말은 2023년부터 넘쳐났으니까요. 그런데 Paperclip 이야기를 들으면서 뭔가 달라졌다는 걸 느꼈습니다.
기존의 AI 도구는 보조 도구였어요. 글을 더 빨리 쓰고, 코드를 더 빨리 짜고. 하지만 AI 에이전트는 다릅니다. 에이전트는 목표를 주면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합니다. 마케팅 전략을 짜고, 경쟁사를 분석하고, 콘텐츠를 발행하고, 결과를 보고합니다. 사람이 하던 일을 위임하는 수준이 아니라, 팀을 꾸리는 것에 가깝죠.
실제로 Sierra라는 AI 에이전트 스타트업은 7분기 만에 연 매출(ARR) 1억 달러를 돌파했고, 기업 가치가 100억 달러에 달합니다. Devin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에이전트로 시장을 뒤흔들고 있고요. 이제 에이전트는 "미래 기술"이 아니라 지금 당장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 가장 중요한 통찰: "에이전트 관리 = 리더십"
Paperclip을 만든 Dotta와 Greg Isenberg의 대화 중, 제가 가장 인상적으로 들은 대목이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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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딱 하나만 빼고요. 여러분이 실제로 원하는 게 뭔지, AI는 모릅니다. 그래서 자신의 가치관을 명확히 하고 그것을 에이전트에게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됐습니다." — Dotta
Greg Isenberg은 여기에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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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리더의 핵심은 자신의 가치관과 취향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능력이에요. 직원을 고용하든 에이전트를 고용하든, 그 본질은 바뀌지 않습니다. 달라진 건 수단뿐이에요."
이 말이 저를 한참 멈추게 했습니다. AI 에이전트를 관리하는 건 결국 리더십이라는 거잖아요. 코딩 실력이 아니라, 방향을 제시하고 기준을 세우는 능력이 핵심이라는 것.
그리고 사실, 그 능력은 이미 많은 분들이 갖고 있습니다. 팀을 이끌어본 사람, 사업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사람, 어떤 분야에서든 "이건 아닌데"라는 감각을 가진 사람. 그 감각이 바로 AI 시대의 가장 귀한 자원입니다.
🧠 "메멘토 맨" 이야기 — AI 에이전트의 약점과 해결책
Dotta는 AI 에이전트를 이렇게 설명했어요. "메멘토 맨"이라고요.
영화 메멘토의 주인공처럼, AI 에이전트는 매우 유능합니다. 운전할 줄 알고, 싸울 줄 알고, 돈을 쓸 줄도 알아요. 그런데 매번 깨어날 때마다 자기가 누구인지, 뭘 해야 하는지를 기억하지 못합니다. 맥락이 없는 거죠.
Paperclip이 이 문제를 해결한 방식이 흥미롭습니다. 에이전트가 작업을 시작할 때마다 실행되는 "하트비트 체크리스트"를 만든 거예요. "나는 누구인가 →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나 → 오늘의 우선순위는 → 실행 → 결과 저장 → 보고". 매번 이 맥락을 주입해서, 에이전트가 일관된 페르소나로 작동하게 하는 것이죠.
이게 왜 중요하냐면요 — 비즈니스에서 에이전트를 쓸 때, 단순히 "이 일 해줘"라고 시키는 것만으론 부족하다는 뜻이에요. 회사의 가치관, 브랜드 기준, 품질 기준을 명확히 문서화해서 에이전트에게 매번 전달해야 합니다. 이것 자체가 창업자의 역량이 됩니다.
🛠️ 기술 없이 AI 에이전트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방법
Greg Isenberg가 설명한 방법론을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첫째, 문제부터 찾으세요. 기술이 아니라 아픔에서 시작합니다. "어떤 업종에서 어떤 반복 작업이 사람을 지치게 하는가?" 치과, 건축, 부동산, 법률... Paperclip 사용자에는 치과의사와 지붕 공사 업체도 있었습니다. 복잡한 기술 영역이 아니어도 됩니다.
둘째, 에이전트 팀을 구성하세요.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역할을 생각해보세요. 고객 응대 에이전트, 견적 작성 에이전트, 일정 관리 에이전트... 사람을 채용하듯 역할을 정의하면 됩니다.
셋째, 가치관을 정의하세요. 이게 핵심입니다. "우리 회사는 고객에게 이런 식으로 말한다", "이런 상황에선 이렇게 판단한다"는 기준을 문서로 만드세요. 이것이 에이전트를 차별화하는 영혼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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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어요. 저도 처음 에이전트에게 "우리 브랜드 톤앤매너로 글 써줘"라고 했다가 딱딱한 보도자료 같은 글이 나와서 당황했거든요. 그 경험이 오히려 "우리가 어떤 말투를 원하는가"를 더 명확히 생각하게 만들어줬어요.
🔥 제품이 아니라 관점이 팬을 만든다
Paperclip은 현재 GitHub 스타 38,000개를 보유하고 있지만, 수익은 0입니다. Dotta 본인도 솔직하게 인정했어요.
그런데 이 숫자가 왜 중요할까요? 그건 관심이기 때문입니다. 30,000명이 넘는 개발자들이 "이건 뭔가 있다"고 느끼고 북마크한 것이죠. 그 관심은 제품 완성도 때문이 아니었어요. "AI를 직원처럼 고용해서 회사를 운영한다"는 관점 자체가 사람들을 사로잡은 겁니다.
창업에서 팬을 만드는 건 완벽한 제품이 아닙니다. 남들이 아직 말하지 않은 무언가를 포착해서, 그것을 자기 언어로 표현하는 것. 그것이 커뮤니티를 만들고, 커뮤니티가 결국 비즈니스가 됩니다.
Greg Isenberg는 Reddit 초창기부터 이걸 알고 있었던 사람입니다. 그가 AI 에이전트 창업에서도 같은 원리를 적용하고 있는 건 우연이 아니에요.
🌱 지금 시작하기 가장 좋은 이유
AI 에이전트 시장은 지금 막 열리고 있습니다. Sierra는 7분기 만에 ARR 1억 달러를 달성했고, AI 에이전트 스타트업의 평균 매출 배수는 63배에 달합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이 숫자보다, 아직 대부분의 산업에서 에이전트 창업이 시도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변호사 사무소, 동네 치과, 인테리어 회사, 물류 스타트업... 이런 곳들은 아직 AI 에이전트를 비즈니스로 활용하는 방법을 모릅니다. 그 지식과 구현 능력이 있는 사람은 지금 시장에 거의 없어요. 기술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를 아는 사람, 즉 도메인 지식과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 마치며
Greg Isenberg는 코딩을 모릅니다. 그런데 그는 AI 에이전트로 회사를 만들고 있어요. Paperclip의 Dotta는 기술적인 오케스트레이터를 만들었지만, 그가 세상에 전달한 메시지는 기술이 아니었습니다.
"AI 시대의 창업자는 코더가 아니라 리더다."
그 메시지가 3주 만에 30,000명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으신가요? 그 답이 있다면, 에이전트 창업의 절반은 이미 시작된 겁니다.
이 글은 Greg Isenberg의 유튜브 영상 "I built an AI Agent company (from scratch)"와 Paperclip 공개 인터뷰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